조선시대 어학 학습서

393년(태조 2년) 설치된 사역원(司譯院)이라는 관청은 역관들의 통번역 사무와 실무를 보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었는데,
이 곳에서는 단순히 업무만 보는 것이 아니라 역관들에게 외국어 교육을 시키는 일도 병행했다.

사역원 외국어 교육의 특징은 다음 세가지로 추릴 수 있다.

  • 1. 조기 교육
  • 정2품 지중추부사까지 올랐던 1726년생 현계근은 5살 때 사역원에 들어가 왜어(일본어) 생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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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 집중적인 반복 교육
  • 사역원 소속 역관들은 아무리 벼슬이 올라가도 끊임없이 어학 교재를 외우고 시험을 봐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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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 셋째는 생생한 구어 교육
  • 실상활 대화체로 구성된 책을 이용하여 학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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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역원에서 사용하던 어학 학습서의 예는 다음과 같다.


1. 노골대언해(1670) : 중국어 학습서




고려 시대부터 전해온 중국어 학습서 <노걸대>에 언문(한글)로 중국어 독음을 달고 해석한 교재.

세 명의 고려 상인이 특산품을 싣고 중국의 베이징으로 가서 팔고 그곳의 특산품을 사서 돌아올 때까지의 내용을 담았다.
말을 사고 파는 법이나 북경에 도착하여 여관에 드는 방법, 조선의 특산물인 인삼을 소개하는 방법 등이 완전한 회화체로 작성되어 있다.


2. 첩해신어(1676) : 일본어 학습서





임진왜란 때 10년간 일본에 포로로 있었고, 귀국 이후 과거에 합격해 역관이 되어 일본에 세 차례나 통신사로 갔다왔던 강우성이 쓴 교재이다.
‘첩해’는 빠르게 익힌다는 뜻이며, ‘신어’는 임진왜란 직후의 변화된 일본어를 의미한다.
히라가나로 된 본문 옆에 한글로 독음과 주석이 달려있는데, 이 책 또한 회화체로 이루어져 있어서 실생활에 필요한 일어를 배우기 쉬웠다.


3. 삼역총해(1703) : 만주어 학습서 




만주어로 번역된 삼국지에 독음과 주서를 달은 만주어 교재.
행 좌측에 만주문자, 우측에 한글 독음을 적어놨고, 문장이 끝나면 국어로 주석을 달았다.


4. 청어노걸대(1765) : 만주어 학습서





위에서 설명한 중국어 학습서 <노걸대>를 청어(만주어)로 재편찬한 만주어 교재.
<노걸대>를 만주어로만 바꾼 것이기에 당연히 여행용 회화체로 되어있다.


5. 왜어유해(1781) : 일본어 학습서




홍순명이 편찬한 일어사전이다.
일어 역관들은 <첩해신어>를 통해 회화를 학습하고, <왜어유해>는 들고 다니면서 필요할 때마다 단어를 찾았다고 한다.


6. 몽어노걸대(1790) : 몽골어 학습서




<청어노걸대>와 마찬가지로 <노걸대>를 몽골어로 재편찬한 몽골어 교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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