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트콤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수 없다' 결말
*결말에 잔잔한 음악과 민정의 나레이션이 쭉 이어짐.
그 여행은 큰엄마가 우리와 하신 마지막 여행이 되었다.
그리고 그후 일년
영삼이는 여전히 공부를 못하지만 과묵하고 성실한 학생이 됐다.
꼴찌들도 적어도 공부를 열심히는 하는 학생들이 되었으며
과학자가 꿈이였던 인삼이의 꿈은 큰엄마가 돌아가신후에
의사로 바뀌었다.
윤영언니는 아직도 달콤한 신혼중이며
큰아빠는 지금도 가끔씩 큰엄마 생각에 눈물을 흘리시지만
정말 훌륭한 진압계장이 되셨다.
오래 외로우셨던 할아버지는 지금 할머니 한분을 만나고계신다.
사람은 참으로 사람의 가슴을 녹록하게 하나보다.
할아버지는 더이상 식구들에게 화를 내는일이 없었다.
그래서 큰아빠의 집은 너무 조용한 집이 되었다.
우리집엔 큰 사건이 있었다.
엄만 다시 돌아온 겨울에 예쁜 애기를 낳았고
새로 태어난 동생은 아빠 일생의 가장 큰 기쁨이 되었다.
그게 미나에게는 못내 서운한 일이 됐지만..
오중오빠네 식구들은 이제 더이상 그곳에 없다.
지헌오빠는 고향인 강릉으로 발령이 났고
혜경이는 복학했으며
재희오빠는 지금도 열애중이란 소문을 들었다.
모두가 제자리를 찾은 셈이다.
나는 어떻게 됐냐고?
난 재황오빠와 예정된 이별을 했다.
몇년이 될지 모르는 유학을 앞에두고 우리는 서로에게
질그릇처럼 깨지기쉬운 약속이나 기다림에 대한 약속을
하지않았다.
대신 우리는 자신의 앞에 주어진 길에 최선을 다해보자는
말을 눈물속에서 주고받았다.
누군가가 말했던가
세상에 절반은 슬픔이라고.. 그말이 옳았다.
돌이켜보면 내생에 가장 기뻤던 순간들과 슬펐던 시간들은
늘 같은무게로 내 기억속에 자리하고 있다.
그렇게도 모여 놀기를 좋아했던
식구들의 크게 울리던 웃음소리는 이제 없다.
모두 이젠 각자의 일상에서 누리는 작은 성취와 즐거움에
만족하며 산다.
난 수업이 없는 오후를 엄마와 남자들 얘기나 연예계소식,
다이어트나 유행, 새로나온 화장품따위의 시시콜콜한 얘기들로
채운다.
우리 삶의 가장 빛나던 순간들은 언제일까.
엄마는 고등학교 학창시절이였다고 회고하셨고
큰아빤 큰엄마와 연애하시던 그때.
그리고 아빠는 주저없이 지금 이 순간이라고 말씀하셨다.
난. 내 삶에 가장 빛나는 순간은 언제일까.
내 삶에 가장 빛나는 순간은 살아왔던 시간속에 있었던것같진
않다.
앞으로 살아갈 시간의 수많은 열린 문 속 어딘가에
보석처럼 숨겨져 있을것 같다.
그때가 언제일까? 나는 기다린다.
돌아다니는 글에 너무 박정수의 갑작스러운 죽음에만
초첨을 맞춰서 호러스럽게 끝난 것처럼 알려져 있는데
결말 나름 감동적이고 인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하는
포인트도 있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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